신지혜 시인의 뉴욕 시원詩園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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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욕중앙일보>[시와의 대화]도시의 가로등은 빛난다-장종권
 신지혜    | 2018·01·03 15:06 | HIT : 1,096 | VOTE : 2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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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와의 대화>도시의 가로등은 빛난다-장종권(64)


도시의 가로등은 빛난다



장종권



한밤 출렁이는 나뭇잎들 사이로 무성한 달들이 뜨네
사람들은 이쯤의 달이면 어둠을 넉넉히 정복할 줄 알았네
그러나 그 인공의 달들이 달만큼 차갑지 않다는 것을
알지 못했네. 달만큼 차가워야 우리들의 뜨거운 피가
오히려 밤을 달군다는 것을 알지 못했네






 


도시의 가로등은 더욱 빛나네
어둠을 밝히며 끝없는 동굴 속으로 꾸역꾸역 기어들어가
저 숨어있는 단세포들을 낱낱이 검문하여 사로잡네
비명소리 가득한 도시의 숲을 내려다보며 둥실 떠있는 보름달은 벌써 어머니가 그리워
하릴없이 껍데기나 어루만지며 자꾸 뒤돌아보네


 

*************


신 지 혜
  시인


 온통 가공의 복제품이 유행하는 이 시대, 모방과 복제가 호황을 누리는 이 시대
에 우리가 바라볼 수 있는 달이라고  예외일 수 있겠는가.


 그것이 무엇이든 어떤 분야이든 이미 우리는 모방의 천재로 둔갑해버린 안타까
운 시간대 위에 비스듬히 기대서 있다. 도시를 온통 환히 장식하고 있는 가로등
들은 꿈과 정서를 앗아간 문명의 피폐함을 여실히 드러낸다.즉 뇌와 가슴이 상
실된 세태를 시인은 고발한다.


 진실은 파괴되고 거짓이 진실을 위장하여 세상을 장악하고 위력을 떨치는 철
의 세상을 이 시는 비판한다. 이미 시뮬레이션이 태고의 전설을 덮어 버린 채,
가상현실의 맹위를 떨치게 된다.


 '도시의 가로등은 더욱 빛나네 어둠을 밝히며 끝없는 동굴 속으로 꾸역꾸역 기
어들어가 저 숨어있는 단세포들을 낱낱이 검문하여 사로잡네'에서 보듯, 인공
의 달 앞에 서 있는 사람들은 이미 아이러니컬한 인공의 맛에 길들여져 있으므
로 예민한 감성의 기억을 모두 잃어버린 자들인 것이다.


 시인은 온통 철의 문화로 쇄락해버린 인간문명과 해체된 인간의 의식체계를
냉엄하게 해찰한다. 즉 원론적인 자연에의 회귀를 역설적으로 부르짖으며, 우리가 얼마만큼 머언 거리 밖으로 떠나와 있는 지를 섬뜩하고도 냉철한 감성으로
우리 뒤를 돌아보게 한다.


 장종권 시인은 1955년 전북 김제 출생. 현대시학(1985)추천으로 등단하였으며 시집으로 '누군가 나의 방문을 두드리고 갔습니다''가끔가끔 묻고 싶은 말' '너를 위해 내 사랑아" '아산호 가는 길'등이 있으며, 장편소설 '순애'가 있다. 성대문학상, 성균문학상, 인천예술문학상, 인천 문학상 등을 수상했다.




<뉴욕중앙일보>입력시간: 2005.08.016.
신문발행일:2005.08.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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