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지혜 시인의 뉴욕 시원詩園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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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욕중앙일보>[시와의 대화]완경(完經)-김선우
 신지혜    | 2018·01·03 15:00 | HIT : 1,375 | VOTE : 3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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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와의 대화> 완경(完經)-김선우(63)


완경(完經)



김선우



수련 열리다
닫히다
열리다
닫히다

 






닷새를 진분홍 꽃잎을 열고 닫은 후
초록 연잎 위에 아주 누워 일어나지 않는다
선정에 든 와불 같다


수련으 하루를 당신의 십년이라고 할까
엄마는 쉰살부터 더는 꽃이 비치지
않았다 했다


피고 지던 팽팽한
적의(赤衣)의 화두마저 걷어버린
당신의 중심에 거둔 허공


나는 꽃을 거둔 수련에게 속삭인다


폐경이라니 엄마
완경이야 완경!


 

*************


신 지 혜
  시인



 이 시는 인간과 꽃이 하나로 겹쳐진다.


 꽃이 열리고 닫히는 과정 역시 만물의 생장과정과 동일한 것이라 한다. 시적 화자의 엄마가 폐경기에 들어섰음을 수련꽃의 개화와 닫힘으로서 하나의 완전한
경지를 빚어내는 것임을 이시는 발견한다. 삶이란 수련이 피고 지는 동안의 순간
이 아니겠는가를 이 시는 인식시킨다.


 '피고 지던 팽팽한 적의(赤衣)의 화두마저 걷어버린 당신의 중심에 고인 허공'에서의 무한 허공속에서의 존재였음을 통찰한다.
 그 무한한 시공속에서 한 인간의 생이란 잠깐의 피고 짐이라는 것, 그리하여 화
자의 엄마가 폐경기를 맞이한 것 역시 완전한 경지가 아니겠느냐고 시인은 깨우침
의 오도송을 노래하며 피고지는 생멸 과정이 비애를 위무한다.


 모든 것이 왔다가 돌아가는 경지를 완경으로 보는 이 시는, 현실의 시간적 촉박
함에 쫓기거나 각박함으로 내몰리지 않는다. 즉 한 생의 개화와 쇄락이 허무함으로서 인지되지는 않는다.


 삶이란 수련처럼 주어지 시간을 열고 닫음으로서 오히려 완경에 닿는 것이기에
마땅히 순응하며 껴안고 긍정으로 응시해야할 존재임을 환기시켜줌으로써 이 시의 울림은 오래 번뜩인다.


 김선우 시인은 1970년 강원도 강릉 출생. '창작과 비평91996)으로 등단. 시집으로 '내 혀가 뼛속에 갇혀있길 거부한다면''도화 아래 잠들다'가 있으며 현대문학상을 수상했다.




<뉴욕중앙일보>입력시간: 2005.08.08. 10:32
신문발행일:2005.08.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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