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지혜 시인의 뉴욕 시원詩園



TOTAL ARTICLE : 98, TOTAL PAGE : 1 / 4
[보스톤코리아신문]사십세/맹문재.
 신지혜    | 2008·09·11 22:06 | HIT : 3,268 | VOTE : 324

 

『보스톤코리아신문』

 

[詩 가 있는 세상]



사십세

                                                                      



맹 문 재






 


집에 가야 할 시간이 훨씬 지난 술집에서
싸움이 났다
노동과 분배와 구조조정과 페미니즘 등을 안주 삼아
말하는 일로 먹고사는 사람들과 즐겁게 술을 마시고 있는데
개새끼들, 놀고 있네
건너편 탁자에서 돌멩이 같은 욕이 날아온 것이다


갑자기 당한 무안에
그렇게 무례하면 되느냐고 우리는 점잖게 따졌다
니들이 뭘 알아, 좋게 말할 때 집어치워
지렛대로 우리를 더욱 들쑤시는 것이었다
내 옆에 있던 동료가 욱 하고 일어나
급기야 주먹이 오갈 판이었다


나는 싸워서는 안된다는 생각이 들어
단단해 보이는 상대방에게 정중히 사과를 했다
다행히 싸움은 그쳤고
우리는 집으로 돌아올 수 있었다


나는 굽신거린 것일까
너그러웠던 것일까
노동이며 분배를 맛있는 안주로 삼은 것을 부끄러워한 것일까


나는 어떤 것인지 알 수 없었지만
싸움이 나려는 순간
사십세라는 사실을 생각했다



-----------------
인생 사십세면 불혹(四十而不惑)이라 공자는 일컬었다. 반드시 나이 사십이든 혹은 아니든, 이처럼 불혹의 자세로 산다면 인생의 현자일 것이다. 이것저것 시시비비의 사소한 것으로 감정이 미혹되지 않는 그 경지야말로 더 무엇을 논하랴. 이 시가 우리 인생을 다시 재 점검하고 자성하게끔 한다.

 맹문재 시인은 충북 단양 출생. 고려대 국문과 및 대학원. 1991년 <문학정신>으로 등단. 시집으로 <먼 길을 움직인다><물고기에게 배우다><책이 무거운 이유> 및 평론집등 다수 저서. 전태일 문학상,윤상원문학상 등을 수상했다.


<신지혜.시인>

보스톤코리아신문. 2008년 9월 5일자-

  
98   [보스톤코리아신문]산경/도종환.  신지혜 08·12·21 3554 372
97   [보스톤코리아신문]소리의 탑/설태수.  신지혜 08·12·13 3706 358
96   [보스톤코리아신문]공휴일/김사인.  신지혜 08·12·09 4041 378
95   [보스톤코리아신문]추석 전날 달밤에 송편 빚을 때/서정주.  신지혜 08·11·27 3789 389
94   [보스톤코리아신문]마음의 방/김수우.  신지혜 08·11·27 3633 350
93   [보스톤코리아신문]걷는 다는 것/장옥관.  신지혜 08·11·19 3591 340
92   [보스톤코리아신문]새떼를 베끼다/위선환.  신지혜 08·11·09 3208 321
91   [보스톤코리아신문]수련 1/조정인. 2  신지혜 08·11·02 3106 332
90   [보스톤코리아신문]반전/홍일표.  신지혜 08·10·24 3036 329
89   [보스톤코리아신문]얼룩에 대하여/장석남.  신지혜 08·10·17 3158 327
88   [보스톤코리아신문]너를 기다리는 동안/오정국.  신지혜 08·10·17 3205 345
87   [보스톤코리아신문]슬픔의 식구/송재학.  신지혜 08·10·10 3122 315
86   [보스톤코리아신문]뻥의 나라에서/우대식.  신지혜 08·10·02 3137 295
85   [보스톤코리아신문]칼로 사과를 먹다/황인숙.  신지혜 08·09·24 3941 318
84   [보스톤코리아신문]야채사(野菜史)/김경미.  신지혜 08·09·24 3159 328
  [보스톤코리아신문]사십세/맹문재.  신지혜 08·09·11 3268 324
82   [보스톤코리아신문]나무 속엔 물관이 있다/고재종.  신지혜 08·09·03 3359 326
81   [보스톤코리아신문]누님같이 잠깐 다녀간 저녁비의 이미지/조정권.  신지혜 08·08·27 3191 310
80   [보스톤코리아신문]큰 회화나무 꽃 떨어진 무늬/한영옥.  신지혜 08·08·14 3387 345
79   [보스톤코리아신문]북어(北魚)/최승호.  신지혜 08·08·08 3181 321
78   [보스톤코리아신문]스테이플러/윤성택.  신지혜 08·07·31 1679 124
77   [보스톤코리아신문]가을밤/조용미.  신지혜 08·07·24 1752 143
76   [보스톤코리아신문]자작나무 내 인생/정끝별.  신지혜 08·07·20 1675 131
75   [보스톤코리아신문]자전거를 배우는 아버지/박후기.  신지혜 08·07·20 1747 133
74   [보스톤코리아신문]나는 아무래도 무보다 무우가/김선우.  신지혜 08·06·26 1805 163
1234
Copyright 1999-2019 Zeroboard / skin by GGAMBO